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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좋은시 - 겨울 들판을 거닐며 , 그리움

길위에서 그를 만나다(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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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편이 주는 아름다운 세상

겨울 들판을 거닐며

허 형 만

 

가까이 다가서기 전에는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어 보이는

아무 것도 피울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겨울 들판을 거닐며

매운 바람도 끝자락도 맞을 만치 맞으면

오히려 더욱 따사로움을 알았다

듬성듬성 아직은 덜 녹은 눈발이

땅의 품안으로 녹아들기를 꿈꾸며 뒤척이고

논두렁 밭두렁 사이사이

초록빛 싱싱한 키 작은 들풀 또한

고마고만 모여 앉아 

조만치 밀려오는 햇살을 기다리고 있었다

신발 아래 칠척거리며 달라붙는

흑의 무게가 삶의 무게만큼 힘겨웠지만

여기서만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아픔이란 아픔은 모두 편히 쉬고 있음을 알았다

겨울 들한을 거닐며

겨울 들판이나 사람이나

가까이 다가서 지도 않으면서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을 거라고

아무 것도 키울 수 없을 거라고

함부로 말하지 않기로 했다

 

그 리 움

이용악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 져 내리는가

 

험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간

백무선 철길 위에

 

느릿느릿 밤 새어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산 사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짜자고 잠을 깨어 

그리운 곳 차마 그리운 곳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시가 깃든 풍경에는 화려함이란 찾아볼수 없다

시가 깃든 풍경에는 늘 무언가 희망의 메세지와 그리움의 메세지가 공존한다

사람은 늘 그러하듯 그리움과 외로움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외로운건 그렇다 쳐도 그리운것 어쩔수 없는 것이다

외롭다는 것과 그리움을 구별할 나이가 되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얼마나 바뀌어 있을까

 

외롭다

그립다

외로워서 그리운것인지 그리워서 외로운것인지 한참을 생각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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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좋은시 - 조용한 일,가을 엽서

길위에서 그를 만나다(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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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만나는 좋은 시 

조용한 일

김사인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나무는 말이 없고

황인숙

 

햇살 아래 졸고 있는

상냥한 눈 썹,한 잎의 풀도

그 뿌리를

어둡고 차가운 흙에

내리고 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지만 그곳이 그리워 지기도 하는 모양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나무는 말이 없고

생각에 잠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하나

(탄식과 허우적댐으로 떠오르게 하는)

이파리를

떨군다

 

나무는 창백한 이마를 숙이고

몽롱히

시선의 뿌리를 내리고 있다

챙강챙강 부딪히며

깊어지는 낙엽더미

아래에.


가을이 지나간다

누가 가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그냥 그렇게 지나간다

돌아오지 못할 세월이 또 그렇게 지나간다

이번 가을도

저번 가을도

기억에 남는 일이 없다

쓰라린 기억과 상실감과 그리움만 가득하다

 

언제나 그렇듯

가는세월에게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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