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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좋은시 - 조용한 일,가을 엽서

길위에서 그를 만나다(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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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만나는 좋은 시 

조용한 일

김사인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나무는 말이 없고

황인숙

 

햇살 아래 졸고 있는

상냥한 눈 썹,한 잎의 풀도

그 뿌리를

어둡고 차가운 흙에

내리고 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지만 그곳이 그리워 지기도 하는 모양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나무는 말이 없고

생각에 잠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하나

(탄식과 허우적댐으로 떠오르게 하는)

이파리를

떨군다

 

나무는 창백한 이마를 숙이고

몽롱히

시선의 뿌리를 내리고 있다

챙강챙강 부딪히며

깊어지는 낙엽더미

아래에.


가을이 지나간다

누가 가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그냥 그렇게 지나간다

돌아오지 못할 세월이 또 그렇게 지나간다

이번 가을도

저번 가을도

기억에 남는 일이 없다

쓰라린 기억과 상실감과 그리움만 가득하다

 

언제나 그렇듯

가는세월에게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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